회원 게시판

[2006/5/28]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농활을 진행하다.

평통사

view : 2328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모를 심다.
2006-05-28-철조망 밖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나무며 풀들이 반짝 반짝 빛이 나는 것이 세상이 참 맑게 보인다. 오늘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하니 흥이 절로 나는 것이 콧노래까지 절로 난다.
그동안 마을을 휘젓고 다니던 경찰과 군부대 때문에 모내기를 하지 못했던 마을에 농활 온 학생들과 함께 모판을 띠어 모내기를 하기로 하였다.

모판을 뜯기 위해 장화 신고 물이 가득한 논으로... 으싸 으싸
모판을 처음 띠어 보는지라 손가락이며 허리가 말도 못하게 아파왔다. 팔에 근육 생기겠다고 좋아라했지만 힘이 들긴 매한가지다.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요령이 생겨서 잘 띠어 졌지만 논 바닥에 이미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모판을 뜯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를 심고 빈 모판을 열 개씩 정리하여 묶고 있다.
모판을 뜯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디선가 일하는 소리만 들리면 반드시 나타난다는 주민들이 한 분 두 분 나타나기 시작하셨다. 장화를 신고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하며 잔소리를 하시면서도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시다. 일이 가져다 주는 행복이 저런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한쪽 그늘 아래 주민들이 모여 앉아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웃음꽃을 피우셨다.

잠시 시는 뜸을 타서 피곤한지 졸고 있는 학생
밭에서 탄 상추를 얻어다가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상추를 먹어서 그런가 부족한 모를 가지러 간 사이를 틈타 논두렁에 주저앉아 한 학생이 졸고 있다. 아침부터 힘을 쓴 것이 몹시 힘들었다 보다.

이양기로 드뎌 모를 심다. 철컥.... 철컥....
두 대의 이양기가 힘차게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누가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했었는지. 그 말처럼 이양기는 모를 심고 싶었나보다. 힘차게 달려나가는(?) 이양기가 조금씩 조금씩 논에 모를 심어나가 어느새 논 전체를 심었을 때는 정말 감격 그 자체였다.

구경나오신 주민분들
그늘에 앉아 구경하시는 것이 부족하다 싶으셨는지, 모 심는 곳 가까이에 앉아 뚫어져라 이양기만 쳐다 보시는 주민들... 모내기가 다 끝났는데도 그 자리를 뜨지 못하시며 담소를 나누시는데 그 동안 못했던 농사를 지어야겠다며 내일은 어디에서 모심고, 모레는 어디에서 모심고 계속 일을 해야지 하는 말들을 나누신다.
그 동안 힘들었던 마음 다 털고 다시 농사를 짓게 되어 그런지, 저녁 촛불집회에서 뵌 주민들의 표정이 무척 밝기만 하다. 농활을 하여 주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 준 학생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