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6. 8. 4] 한국의 미일 MD 편입 완결판, SM-3 도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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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일 MD 편입 완결판, SM-3 도입 중단하라!


국방부가 사드 배치 결정에 이어 SM-3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일, “한미 양국 군 당국이 곧 한국군의 SM-3 도입 방안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패닝 미 육군장관도 SM-3 도입을 시사했다.   
SM-3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상승방어체계로, 남한 방어에는 효용성이 없는 반면 미일을 지켜주기 위한 무기체계이다. 사드 한국 배치가 한국의 미국 MD 가입의 서막을 여는 것이라면 SM-3 도입은 한국의 미국 주도 동북아 MD 편입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종말 하층방어만을 위한 한국형 MD(KAMD)를 구축할 뿐 상층방어를 위한 미국 MD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방부의 그간의 공언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다시 한 번 명백히 드러났다. 한국군의 SM-3 도입은 나아가 한미일 군사동맹에 한국을 완전히 옭아매는 족쇄로 될 것이며, 한미일 MD 통합지휘체계 구축으로 한국군의 대일 군사적 종속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중러와의 대결 구도를 고착시키고 더욱 격화시킴으로써 동북아를 핵대결과 무한군비경쟁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사드 한국 배치 철회와 SM-3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SM-3 요격미사일은 고도 100km 이상의 외대기권 요격용으로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무기체계가 아니다. 남쪽을 겨냥한 북한의 KN-02, 스커드 B, C 등의 단거리 미사일은 비행시간이 매우 짧고 대부분 내대기권을 비행하기 때문에 SM-3로 요격할 수 없다. SM-3 요격미사일은 일본,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을 겨냥한  중국과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중간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한 무기다. 따라서 한국군이 SM-3 요격미사일을 도입한다는 것은 한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태 지역 미군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자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SM-3 블록 ⅡA는 제한적이나마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을 요격할 수 있어 어디까지나 미국을 지켜주기 위한 무기체계다. 

그런데도 한국군이 SM-3를 도입하는 것은 미국의 요구 때문이다. 6월 말 하와이 인근에서 한국의 이지스함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한미일 MD 연합 훈련도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정하고 이를 탐지․추적해 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당시 훈련을 앞두고 스위프트 미 태평양사령부 함대 사령관이 “궁극적으로 볼 때 우리의 모든 연합작전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공동 위협에 대해 하나의 공동 무기체계로 작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2016. 6. 17)이라며 미국과 같은 MD 무기체계 도입을 요구한 것에 대해 한국 국방부가 SM-3 요격미사일 도입으로 화답한 것이다. 

한국군이 SM-3를 도입하게 되면, 한국군은 사드 레이더로 탐지한 중국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를 이용해 서해나 동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과 북한의 ICBM을 요격할 수 있어 그만큼 중국의 대미 핵 억제력은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서해와 남해에서 일본과 오키나와를 겨냥한 중국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서 일본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된다. 사드 레이더와 이지스 BMD 요격 체계를 통합해 이른바 원거리 발사(LOR)와 원거리 교전(EOR)을 시도함으로써 미일을 겨냥한 북중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확률을 높이고 방어 지역을 넓히려는 미일의 입장에서는 한국군의 SM-3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이제 한국 MD는 SM-3 도입으로 PAC-3 종말 하층, 사드 종말 상층, SM-3 중간단계를 아우르는 소위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게 됨으로써 미국 지역 MD와 체계가 같아지고 남한 방어 위주의 한국 MD의 성격과 임무가 미일 방어 위주로 뒤바뀌게 된다.  

한편 한국군의 SM-3 도입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촉진함으로써 대일 군사적 종속 가능성을 키운다. 미일은 이미 10년 전부터 SM-3 요격미사일(블록 IIA)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SM-3 블록 IIA를 도입하면 이를 일본, 그것도 식민지 수탈의 주범인 미쓰비시로부터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한국군의 북중 탄도미사일 정보를 일본에 직접 제공해 주어야 하며, SM-3 블록 IIA 등의 정보가 북한과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일본의 통제도 허용하게 된다.  
더구나 한반도, 동북아 유사시 일본 주둔 미군 방어에 한국군 MD 자산을 투입할 수 도 있으며, 미 본토 방어, 대북 선제공격 등 자위대의 소위 집단자위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도 한국군 MD 자산을 투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미군의 위임에 따라 한국군이 자위대의 전술지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군의 사드, SM-3 도입과 미일 MD 참여는 한국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다. 미국은 자신의 전 세계 군사전략에 맞춰 한반도 전략과 작전계획 등을 주도하면서 이를 이행하기 위한 MD를 비롯한 전력 증강을 요구, 국방예산 증액과 무기도입을 강요할 것이다. SM-3 요격미사일은 블록ⅠB는 한 발당 150억 원, 블록 IIA는 300억 원을 훨씬 웃돈다. 1000여기에 달한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지 계산조차 잡히지 않는다. 이처럼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미국 군산복합체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상납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괴담’이라고 매도하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만 늘어놓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모한 외줄타기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이에 우리는 한국을 미일의 총알받이로 전락시키고 동북아에서 진영 간 대결을 조장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요원하게 만드는 사드 한국 배치와 SM-3 도입, 미국 MD 참여를 즉각 중단할 것을 박근혜 정권에 엄중히 촉구한다. 

 2016년 8월 4일
사드 한국배치 반대 전국대책회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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