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7. 10. 28] 박근혜 탄핵 촛불 1주년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평통사

view : 3954

박근혜 탄핵 촛불 1주년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박근혜 탄핵 촛불 1주년! 

서슬 퍼렇던 박근혜는 권좌에서 쫓겨나 감옥에 갇혔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도 200일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일당의 국정농단에 경악한 국민들은 불의한 권력에 짓밟혔던 이들에 대한 새 정부의 포용적 태도에 감동하기도 하고 적폐청산 작업에 큰 기대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만큼은 실망스럽기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적폐  중의 적폐인 사드 한국 배치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행태는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문제가 본격화될 때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후퇴시켜 왔으며,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본인이 의문을 제기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절차적 정당성,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외교 문제에 대해 우리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북한의 ICBM 발사를 핑계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결정했습니다. 임시 배치라면서 사드 가동과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박근혜에게 따귀 맞고 문재인에게 뒤통수 맞았다"면서 "문재인 찍은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통탄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말에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는 문 대통령이 이처럼 입장을 수시로 바꾸는 배후에 미국의 압력이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걸핏하면 써왔던 미군철수 압력에 굴복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깊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미국의 온갖 압력 속에서도 미국 MD 참여 거부,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개성공단 가동, 금강산 관광, 방위비분담금 삭감 등을 이뤄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드 배치로 미국의 환심을 사서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한미일 삼각 MD 및 동맹 구축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데 그 핵심 목적이 있습니다.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에 이어 미국 MD 참여의 결정판이라 할 SM-3 도입을 추진하고, 일본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이어 한일물품 및 용역상호제공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것도 이를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면서 사드를 배치하면 그것은 미국 주도의 한미일 MD 및 동맹의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전략인 '비핵평화구상'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허무는 것이고 한반도의 평화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해답은 무용지물이고 백해무익이자 불법적인 사드를 철회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임시 배치가 맞는다면 우선 사드 가동과 공사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점에서부터 사드 배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것이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입니다.

사드 배치의 명분이 된 북핵·미사일 위협은 북미 양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이 서로의 안보적 요구를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북미 양국이 한미연합연습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북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회와 평화협정을 동시병행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어렵다고 해서 이 길을 외면하거나 포기하면 안 됩니다. 이 길이 평화를 여는 길이요, 국민이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조건 없는 남북·북미 대화 개시에 합의하여 사드 철거를 위한 평화정세 조성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7. 10. 28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