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5·21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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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대중 군사적·경제적 대결과 봉쇄, 체제 변환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상생과 평화·번영을 도모하는 정상회담이 되길 바란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한미 회담의 큰 주제는 3갈래로 안보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경제안보 문제, 아태지역 역내 협력과 글로벌 이슈 협력 문제”라면서 이 중 “제일 먼저 짚고 가야 할 것은 한미 간에 확실하고 실효적인 한미 확장억제력을 강화할지 액션 플랜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 마련이 최우선 의제임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액션 플랜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알 수 없으나 확장억제력이란 본디 힘에 의한 위협과 강압을 기본으로 하는 냉전적 대결을 상징하는 용어로 확장억제력 강화는 남북·북미관계를 무한대의 군비경쟁과 제로섬의 극한 대결로 몰아넣고 한반도 평화를 질식시키며 종국에는 전쟁을 불러오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는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 군사적 대결과 봉쇄, 체제 전환을 꾀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 대결 구도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줄을 서고 미국을 지원하며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로 이끈다.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는 대중 대결 구도에 나토까지 끌어들여 대중 대결을 세계적 차원의 대결로 확장시켜 가고 있는 미국의 뒤를 쫓아 한국이 기존 나토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미국의 지구적 대결 구도에 가담하도록 강제하게 한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는 대북 대결을 격화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미국 주도의 세계적 차원의 신냉전 대결 구도에 한국을 깊숙이 가담시킴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가로막고 동북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생과 평화, 번영을 질식시키게 된다. 이에 오늘 한미정상회담이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대결 구도를 격화시키는 자리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생과 평화, 번영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한미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거든 핵우산부터 폐기하라!

 

하노이 회담 실패 후에도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입장은 큰틀에서 변함이 없다. 최근 비록 ICBM 시험 발사 유예를 폐기하였으나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조건을 비핵화 대 제재 해제에서 비핵화 대 적대정책 철회로 높였을 뿐이다. 이른바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서 비핵화 문턱을 높인 것이다.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해 핵무력 강화에 나선다고 해도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정책을 강화하기로 합의할 것이 뻔히 예상된다. 나아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해 회의를 정례화하고 전략자산 수시 전개와 상시 배치, 선제공격을 포함한 초공세적인 신작전계획 수립과 경제제재 지속 등으로 북한을 압박, 굴복시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가 금과옥조처럼 매달리는 확장억제정책은 사실 그들이 신봉하는 억제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 자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보복 공격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고강도의 군사적 강압이나 선제공격에 나서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오히려 지난 30여 년에 걸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역사는 한미 당국이 확장억제 등 대북 강압정책을 펼 때는 어김없이 교착과 퇴보 상태를 면치 못했으며, 상호 신뢰에 기초해 대화와 협상에 나섰을 때는 필히 진전을 가져왔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한미 당국이 대북 확장억제정책에 매달릴 수록 한반도 비핵화는 지금의 교착상태와 퇴행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끝내 실패하고 말 것이다. 대북 강압정책이야말로 바로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기대지 않고도 외부 공격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굳이 신뢰성 낮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안보를 기댈 필요가 없다. 혹자는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나 핵무기는 억제와 방어에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공격에는 제약이 매우 커 실효성이 없는 무기일 뿐이다. 또한 한국이 핵보유국과 동맹을 맺어 타 국가를 위협, 공격하지 않는다면 핵무기로 비핵국가인 한국을 공격할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1년 전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힌 것도 확장억제 등 대북 강압정책이 아닌 대화와 협상만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도 이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도 확장억제 등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할 뿐인 대북 강압정책에 매달려 비핵화의 길을 엇퍼 컷으로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핵우산과 확장억제를 폐기해야 비핵화의 길이 열린다.

 

명분도 실리도 없이 한국의 부담만 늘리는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 기도를 중단하라!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를 한 걸음 더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군사적인 안보에서 벗어나서 경제, 첨단 기술, 공급망, 국제적 글로벌 이슈인 기후 문제, 또 보건의료 등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인 동맹 관계로 확대·격상돼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을 넘어서 경제/기술동맹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문제 등을 포괄하는 가치동맹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틀로써 지역/지구동맹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한국의 쿼드/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한미일 3각 군사협력 확대와 동맹 구축,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양안문제 개입, 한국의 나토 파트너십 참여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담 참여, 한국의 우크라이나 개입과 무기 제공 등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는 그 스펙트럼이 실로 다양하고 중층적이다.

 

그러나 동맹은 시대역행적인 냉전의 산물로서 냉전해체와 함께 해체되었어야 마땅한 존재다. 잠재적 전쟁공동체로서의 동맹은 평시, 유사시를 불문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를 전쟁 준비와 군사분야에 복속시킴으로써 대결을 격화시키고 평화와 민생이 설자리를 잠식하며 동맹 참여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킨다. 이에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는 대북 방어와 군사분야에서의 한국의 대미 종속에 더해 경제와 기술분야에서도 한국의 대미 종속을 가져오고, 지역적/지구적 사안들에서도 미국의 요구와 기준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이에 따라 대미 종속이 더욱 심화, 확대되고 파병과 경제지원 등에 따른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포괄동맹이 표방하는 가치와 인권은 대립하는 국가와 진영에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인권 등 서방의 가치와 인권 기준을 강요함으로써 중국과 북한의 가치와 체제를 부정하고 이를 명분으로 한 군사적 침탈과 체제 변화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과거 미국의 유고, 이라크 침공 등과 현 시기 계속적인 대중, 대북 인권문제 제기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문제를 빌미로 세(동맹)를 규합하고 내정 간섭과 체제 전환을 꾀하며 여기에 한국의 가담을 강요하는 것도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에 따라 한국에 강요되는 부담이자 비용이다.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은 대북 체제전복과 흡수통일을 노리는 것으로 남북 공존과 공영, 평화, 통일을 영구히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는 미국이 지역적, 지구적 패권 강화에 한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한국은 기꺼이 미국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중 관계 악화와 보복을 자초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는 미국 편에 서서 지역과 세계를 양분해 맞서는 쪽에 서방의 가치와 요구를 강압하는 첨병이 되겠다는 것으로 지역과 지구의 상생과 평화와 번영을 가로막는 존재가 되겠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들이, 특히 한국의 대통령이 민족과 인류의 상생과 공존, 공영에 암적 존재가 될 뿐인 한미동맹의 포괄동맹화에 맹목적으로 편승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 것을 온 국민과 전 민족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구한다.

 

한국 경제를 미국 경제에 종속시킬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를 반대한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는 반도체 등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디지털 경제, 무역 원활화, 탈탄소·청정에너지, 인프라, 노동자 권리 등 6개 분야별로 참여국들 간 합의에 기반을 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경제협의체를 말한다. 대부분의 언론과 전문가들이 예외없이 지적하고 있듯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는 소위 포괄동맹의 일환으로 중국을 견제, 포위하기 위한 경제동맹체다. 즉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질서 주도권을 중국에 내 줄 위기에 처한 미국이 내민 비장의 카드”(최윤정, 세종연구소)로 지구적 차원의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시키겠다는데 창설 배경과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가 인도 태평양 지역 경제를 뒤흔들어 불안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경도된 나머지 아세안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결과적으로 흔들고자 한다면 이는 바이든 정부의 동맹 중시 노선에도, 아세안 중심성 존중 기조에도 배치된다.”(김양희, 국립외교원)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창설 후과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나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아세안 국가들은 상호관세인하 등 시장 접근성을 제고할 의제가 빠져 있는 등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상황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를 결정하면 실익 없이 되려 중국과 소원해지는 결과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 아세안 국가가 원하는 관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하는 것은 친노조를 표방한 바이든 정권이 미국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연합뉴스, 2022.5.15.). 결국 바이든 정권은 자국 경제를 희생시키지 않은 채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을 자국 경제에 줄세워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을 창설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창설로 참여 국가들 중에서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나라가 다름아닌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공급망 복원과 중국의 공급망 배제라는 바이든 정권의 기도의 성패를 좌우할 위치에 바로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산업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회원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원산지 기준과 재료 누적 조항 적용을 받아 중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미참여 국가를 경유한 소재 및 부품을 포함하는 상품을 수출하는 경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체제에서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중간재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에게는 특히 불리한 상황"(최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의 비중은 80%에 육박하며, 대중국 수입에서도 중간재의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등 세계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고 한다. 이에 중국의 왕치산 부주석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중한 경제의 상호 보완성이 강하고 호혜 협력의 잠재력이 크며 양국 간 산업 공급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는 결코 허언이 아닌 것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만 TSMC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자립도가 극히 낮고 전문인력도 태부족한 상태여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조성에 우선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전자신문, 2022.5.15.). 지금처럼 미국과의 기술동맹을 이유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의 중심을 미국으로 옮긴다면 국내 반도체의 기반은 더욱 취약해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삼성의 미국 내 대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는 미국의 경제적, 패권적 이익을 위해 반도체의 국내 기반 확보라는 국민경제적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경제, 반도체 패권 등을 담보해 주기 위해 미국과 경제·기술동맹을 맺는 것은 몇몇 기업의 개별적 투자를 뛰어넘어 향후 국가 경제 전반을 좌우하는 전략적이고 사활적인 문제다. 중국을 표적으로 한 한미 경제·기술동맹이 중국 정부의 중, 장기적인 경제보복을 초래하고 이로부터 한국의 핵심 미래 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떤 낙관도 불허한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를 결정했다. 중국을 배척하는 친미 일변도의 모험주의적 국가 경영으로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어떤 나락으로 빠지게 될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한국의 핵심 산업을 미국 경제에 복속시키고 대중 경제 관계의 파탄을 불러오며 한국경제의 자립적, 균형적 발전을 가로막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와 경제·기술동맹 구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대결에 주한미군과 한국의 개입을 단호히 반대한다!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면 남한은 유엔총회의 ‘침략 정의’(1975)에 따라 미군에 침략기지를 제공한 것으로 되어 침략국가로 전락한다. 노무현 정권은 2003년 10월과 2006년 1월, 2차례에 걸쳐 미국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행사(한반도 역외작전)를 보장해 주었다. 다만 2006년 1월의 합의는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라고 해 한국군의 양안 분쟁 개입 가능성을 차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면 미군기지를 제공한 한국도 양안 분쟁에 개입하는 것으로 된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이른바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문제이다. 이미 대만 문제에 대해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불장난해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강한 반발과 경고를 해 온 중국은 최근 ”미국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 포석에서 바둑돌 하나로 바꾸려 하는데 이것이 한국의 대중 관계에서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만약 한반도 역외작전을 포함하는 새 작전계획과 위기관리각서가 수립된다면 한국군이 양안 분쟁에 동원될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정권이 양안분쟁의 불구덩이로 국가와 국민을 몰아넣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지 않길 바란다.

 

미국은 나토와 한미·일미동맹·오커스를 결합시켜 지구동맹을 구축하려는 시대역행적 행보를 멈춰야 하며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지구동맹 구축 기도를 추종하지 말라!

 

6월 29~30일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호주·뉴질랜드 수상 등과 함께 초청되었으며, 한국 정부는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호주 등과 함께 나토 파트너국가로 나토에 간접 참여하고 있다. 5월 7일에는 문재인 전 정권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나토 장관회의에 참석해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및 일본·호주·뉴질랜드 참석자들과 함께 나토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 4개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5월 5일에 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도 가입하였다. 한국·일본·호주 등의 아시아 국가들을 나토와 연계시켜 나토를 아태 지역으로 진출시키고 나토와 한미동맹, 일미동맹을 결합시킨 미국 주도의 지구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기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나토의 동진과 지리적 차원의 포괄동맹 구축이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셈이다.

 

나토와 한미/일미동맹의 결합이 러시아, 중국, 북한 봉쇄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지구적 차원의 대결과 위기의 활꼴이 그려지고 신냉전체제가 도래하는 것이다. 중국이 구 소련보다 훨씬 막강한 경제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대결과 위기의 활꼴과 신냉전체제를 둘러싼 대결 구도는 과거 냉전체제를 둘러싼 대결보다도 다방면에 걸쳐 보다 지속적으로, 부분적으로 더욱 격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과 민족의 평화, 번영, 통일이 숨쉴 공간이 그만큼 협소해진다.

 

그런데도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평화 안정이 중요하고, 중국과의 관계, 북한과의 관계 등 앞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도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나토 참여가 갖는 사안의 심각성을 외면하거나 감추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 북한, 중국과의 안정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유럽 국가들과의 대화가 왜 나토라는 군사동맹체와의 결속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한반도 평화와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의 도모는 어디까지나 외교적으로, 비군사적으로 도모해야만 가능하다.

 

당장 중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국의 나토 가입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포함해 주변국들과의 대치 심화를 촉발할 수 있다”며 “(한국이) 나토와 협력을 심화하거나 혹은 나토에 가입한다면 자신을 더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 뿐”이라거나 “한국의 안보는 나토의 정치적, 군사적 심복이 되기보다는 주변국들과 상호 신뢰를 쌓을 때만 보장될 수 있다”며 “만약 한국이 이웃 국가들에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길을 택한다면 그 길의 끝은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강도의 협박성 발언마저 쏟아내고 있다(연합뉴스 2022.5.6.)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무기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지금 여러 가지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요구에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살상용 무기 지원은 안 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던 문재인 전 정권의 입장과 대비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나토 가입과 함께 한국이 러시아와의 적대의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포기하는 것이자 남한 기업의 시베리아 개발 참여, 남북철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와의 연결,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등 향후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어 줄 유라시아 진출을 포기함으로써 한국 철도와 경제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는 것으로 된다.

 

이렇듯 윤석열 정권의 나토 참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와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의 대결 구도를 더욱 고착시킴으로써 분명 한반도와 동북아의 상생과 평화와 번영에 역행하는 길이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정권이 미중 간에서 자주와 균형의 길을 갈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와 한국 정부의 나토 참여를 강력히 반대한다.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을 겨냥한 사드 정식 배치 공사와 관련 공사비의 방위비분담금에서의 전용을 중단하라!

 

미국은 미국 주도의 아태 지역 군사동맹체 구축의 돌파구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의 뜻대로 한일군사동맹이 구축된다면 미국 주도의 아태 지역 군사동맹체 구축이 가능해지며, 아태 지역 군사동맹과 나토와 결합한 지구동맹체의 구축도 가능해진다. 바로 한국 배치 사드는 한미일 3각 MD 구축에 토대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매개체로 미국의 아태지역과 지구 차원의 동맹체 구축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는 한미동맹 정상화의 상징적 사안”이라며 사드 장비·유류·미군의 소성리 마을 앞길 전면 통행 보장에 나선다고 한다. 이는 에스퍼, 오스틴 등 역대 미 국방장관들의 강압적 요구에 따른 것이자 지난 5월 17일, 라캐머러 주한미군사령관이 미의회 청문회에서 "제한된 접근은 시스템 역량 유지와 장병 훈련, 업그레이드 등에 중요한 현장 건설 프로젝트 속도를 늦춘다"며 사드 정상 배치와 운용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란 사드 레이더를 전진배치모드로 운용하며, 이를 위한 탐지, 추적, 식별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북한과 중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미일을 방어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데 본질이 있다. 사드 배치와 운용의 정상화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데서 갖는 효용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는 사드 배치와 운용의 정상화를 통해 미중 간 전략안정을 파괴하는 한편 미국이 한일/지역 군사동맹체의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중 간 군사적 대결을 가중시킴으로써 한국 안보를 도리어 위태롭게하는 요인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윤석열 정권은 한미가 "성주 기지 시설 정비를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사용하는 방안과 시설사업목록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한미 SOFA와 11차 방위비분담협정 위반이다. 한미 SOFA 5조 1항은 주한미군 유지에 드는 모든 경비를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성주 사드 부지는 부지 공여 절차가 끝나지 않아 방위비분담금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 이에 강경화, 한민구 등 외교·국방장관은 “사드와 관련해서는 부지는 우리가 제공하고 운영비는 미국이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2020.2.18.)이라고 누차 답변한 바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이 방위비분담금의 사드 기지 비용으로의 불법 전용을 관행화한다면 사드 운용 비용이나 주한미군 특수시설, 역외작전 지원 비용,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에도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전용을 확대 적용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에서 가뜩이나 증폭된 방위비분담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과 준법을 앞세워 탄생한 윤석열 정권이 출범과 함께 불공정과 불법을 저지르는 정권이 되는 것은 표를 준 국민에 대한 배신이 아니겠는가! 한미가 진정으로 동북아 평화와 전략안정을 바란다면 즉각 사드를 철거하고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군사동맹 구축 기도를 중단하라!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는 하나하나가 실로 국가와 민족의 미래의 향배를 가늠할 중대한 문제들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출범한 지 불과 10여 일 밖에 안 된 시점에서 충분한 사전 준비도 없이 서둘러 한미정상회담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모든 의제에서 미국의 요구를 충실히 좇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한 어떤 숙고도 고민도 찾아볼 수 없으며, 그저 미국의 이해를 국가와 민족의 이해로 간주하고 있다. 휴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한과 우리 민족의 최고, 최대의 이해는 7·4 공동성명 이래로 남북이 채택한 합의들의 첫 자리를 차지하는 자주와 평화, 통일에 있다. 한미정상회담에 임하는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은 남북한의 이해일 뿐 아니라 민족의 공동의 이해기도 한 자주, 평화, 통일에 복무하는 회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가입, 나토 참여, 포괄동맹 구축, 사드 영구 배치와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은 한결같이 국가와 민족의 이해에 반한다. 부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국가와 민족의 이해를 저버리는 대통령이 되지 않길 바란다.

 

2022년 5월 21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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