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0/06/05]확산탄 관련 국방부 답변(1차)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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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탄의 전면폐기와 금지협약에의 가입을 촉구하며 지난 99차 평화군축집회때 국방부에 보낸 항의서한에 대한 회신과 이에대한 평통사의 반박
지난 2010년 3월 30일, 제99차 평화군축집회 때 평통사와 참가자들은 확산탄 전면 폐기의 필요성과 금지협약에의 가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국방부에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거의 한달이 지난 4월 29일에야 관련 부서와 의견을 종합하고 있어 답변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왔고 이어 5월 6일에 2차 회신으로 답변서를 보내왔습니다. 이에 국방부의 답변 내용과 이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을 게재합니다.
답변서의 서두에 국방부는 평통사가 제기한 확산탄의 문제점과 폐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며 확산탄금지협약(CCM)이 확산탄으로 인한 반복되는 불행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통제수단이라는 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6.25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로 항상 긴장이 유지되고 있고 나아가 전면전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제한 뒤, 북한의 장사정포, 화학무기 보유 그리고 핵실험과 최근의 천안함 사태 등을 언급하였습니다. 이어 국방부는 이러한 상황이 ‘적대세력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안보환경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보유 중인 확산탄을 폐기하고 확산탄금지협약에 가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방부가 확산탄 보유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남과 북의 항상적 전쟁 위험이 남한의 과도한 군비확충과 한미동맹의 대북 공격성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이미 남한은 1980년대 중반 국방비 총액 규모에서 북한을 앞지른 이래 현재 북한보다 50배 이상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이렇게 확보한 국방비로 F-15K전투기 등 고가의 공격형 무기로 무장하여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해왔습니다. 확산탄은 적 진영의 광범위한 면적을 일시에 무차별적으로 초토화시키는 무기라는 점에서 역시 이러한 고가의 공격형 무기의 전형적인 예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은 북한정권의 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 북에 대한 선제공격을 적시하고 있는 작전계획 5026 등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공세적 한반도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진행해왔습니다. 핵실험 등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 이러한 한미군사동맹의 공격성에 비례하여 강화되어 온 점에 비추어보면 남북한의 긴장 완화와 평화적 관계의 형성에 확산탄과 같은 공격형 대량살상무기의 보유가 득이 되지 않음은 명백합니다.
또 국방부는 한국이 확산탄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강요나 압력에 의한 것으로 이는 우리나라의 조약가입권을 유린하는 중대한 주권침해이다 라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서 별다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 답변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서 우리는 남한의 탄약보유 정책에 있어 미국이 행사하는 결정권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는 국방부 ‘논리의 빈약’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4월 27일 100차 평화군축집회때 제기한 공개질의서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대한민국 국군이 전시예비탄약으로  어떤 종류의 탄약을 보유하고, 얼마만큼 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은 미국에게 있습니다. 1974년 한미 간에 체결된 SALS-K(정식 명칭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재래식 탄약보급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아메리카 합중국 정부간의 합의 각서)는 바로 이런 내용을 규정한 굴욕적 문서이며 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따라서 만약 한국정부가 확산탄금지협약에 가입하려 한다면 미국의 동의 내지 협조를 얻을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한미간의 합의와 이에 근거한 미국의 권한이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된 국제조약의 가입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우리의 주장은 당연한 사실이며 한치의 논리 비약도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또 국방부는 확산탄의 보유가 북에 대한 무차별 살상을 전제로 하는 비인도적이고 반민족적 태도라는 우리의 주장이 ‘북한의 실체에 대해 온전히 인도주의적 관점에만 머무르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들은(북한)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우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 이르러 최근 천안함 사태에서 보여지듯 북에 대한 적개심에 휩싸여 명확한 근거도 없이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이끌고 있는 이명박정권과 국방부의 대북 시각을 확인합니다. 더욱이 이 답변서가 국방부 내에서 군비증강을 견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비확산군축과에서 작성되었다는 점을 확인하면 참담함마저 느낍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보라는 것이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무기를 많이 보유한다해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간의 과정은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면 할수록, 공격적 군사정책을 수립하면 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대응을 유발해 남과 북이 서로 평화에 다가서기 보다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해왔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총칼로서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국방부에 상기시키며 남북한 상호 군축의 시작으로 확산탄의 폐기와 금지협약에의 가입이 좋은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임을 권하는 바입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확산탄의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몇 안되는 확산탄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더 이상 확산탄이 없으면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 큰 위험이 초래될 것이라는 본말전도(本末顚倒)의 논리 비약을 멈추고 확산탄의 전면 제거와 금지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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