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3. 9. 30] 50년 동안 우리 주권을 옥죄어 온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우리 주권이 존중되는 신조약으로 대체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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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당국은 50년 동안 우리 주권을 옥죄어 온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우리주권이 존중되는 신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대체하라!
-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50주년에 즈음하여-


10월 1일로써 우리의 정치, 군사, 경제 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 넘겨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50년이 된다. 그 동안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우리 나라에 식민지적 지위를 강요하며 이 땅에서 미국의 요구와 이익을 일방적으로, 무제한적으로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한미동맹 50주년이 되는 지금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을 피부로 자각한 우리 국민과 우리 민족은 일방적·수직적 한미관계를 청산하고 대등하고 자주적인 한미관계를 수립할 것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자유와 번영에 이바지했다'는 미국 자신의 자화자찬과 친미보수세력의 맹목적 주장도 우리 국민의 이러한 자주적 요구를 더 누를 수 없다. 시대착오적이고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면 개폐는 시대적 요구이자 민족적인 요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당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면 개폐 요구에 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근거로 종속적 한미동맹의 고착·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간 군사임무전환, 연합전력 증대, 미2사단 재배치, 용산 미군기지 이전, 한미연합지휘체계 연구 등을 의제로 하는 이른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회의가 바로 그것이다.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근원에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자주적인 개정 없이, 그것을 전제로 하는 '한미동맹의 재조정'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가 보여 주듯이 종속적 한미관계의 강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종속적 한미동맹관계를 더욱 연장, 강화하려는 미국과 그에 굴복하는 우리 정부의 퇴행적이고 반민족적인 행각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종속적 한미동맹 강화 기도를 중지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성을 제거한 신조약의 제정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촉구하면서 그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우선 신한미상호방위조약이 제정되어야 하는 것은 현행 조약이 낡은 냉전시대, 남북대결시대의 산물로서 시대착오적인 조약이기 때문이다.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정전협정 체결 직후 북한과 그 동맹군을 가상 적으로 하여 체결된 조약이다. 또한 그것은 이승만 정권이 휴전회담에 반대하며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해 북진통일과 독재정권 유지를 이뤄보고자 미국에 간청하여 체결한 조약이다. 그 결과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정전협정에 위배되고(조약 2조 및 4조) '방어적 조약'이라는 이름에도 걸맞지 않게 북한에 대해서 지극히 대결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제 냉전이 해체된 지 오래고, 남북관계도 남북기본합의서의 채택과 6·15 공동선언으로 근본적인 전환을 맞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맞게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 대결적 공격적 성격이 배격되고, 방위적 성격에 엄격히 국한되며, 평화지향성을 명문화한 새로운 조약으로 대체되어야 마땅하다.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대체하는 신조약이 새로이 제정되어야 하는 것은 또한, 주한미군을 제외하고서도 남한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함으로써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개입을 용인하는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그 최소한의 설득력도 가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행 조약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군대를 일방적으로 우리 나라 어느 곳에나 배치하고 또 전력을 증강하도록 되어 있으며(조약 4조),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해 일방적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2조).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인 개입과 간섭을 용인하는 이 같은 독소조항들은 남한의 전쟁수행능력이 북한을 압도하고 주한미군이 전쟁억지력으로서의 명분을 더 가질 수 없게 됨으로써 최소한의 설득력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개입과 행동을 배격하고 주한미군에 대한 우리의 주권적 통제가 가능한 새로운 조약의 제정이 요구된다.

현행 조약을 대체하는 신조약이 체결되어야 하는 것은 또한, 방위만을 목적으로 한 현행 조약의 애초 취지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는 역기능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행 조약 3조는 남한이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을 받을 때만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약의 애초 취지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끊임없는 선제공격 위협으로 무의미하게 되었고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개입과 행동을 용인하는 다른 독소조항들 때문에 변질되고 말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 2조는 '위협'에 대한 판단을 미국 일방적으로 할 수 있고 또 단독으로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즉 군사력 증강)을 지속,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또 4조는 주한미군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병력과 무기를 반입, 배치, 증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미국은 우리 나라의 의사와 무관하게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적, 군사적 판단과 요구에 따라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아가면서 주한미군의 대규모적인 전력증강을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이나 주한미군을 대북한 선제공격에 적합한 구조로 재편하고 그 재배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독소조항을 악용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을 확실하게 막고 또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개입과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즉 방위 목적에 엄격히 한정되고 주한미군에 대한 우리 주권의 통제가 가능한 신조약으로의 대체가 이뤄져야 한다.

현행 조약이 신조약으로 대체되어야 하는 것은 또한, 현행 조약이 영토 범위나 조약유효기간 등에서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나라 위상을 부정하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방위의 지리적 범위를 규정한 3조 그리고 그와 관련하여 "미국이 시인한 한국의 영토에 한해 미국의 원조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교환의정서(1954년 11월 17일)는 한국의 영토 범위를 마치 미국이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쓰고 있다. 이는 현행 조약이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나라의 위상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다. 조약의 유효기간을 무기한으로 정함으로써 개정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6조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우리는 현행 조약의 신조약으로의 대체와 함께 우리 주권을 여러 분야에서 옭아매고 있는 각종의 하위협정들의 전면 개폐도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하위 협정인 한미합의의사록(1954년 11월 17일)은 남과 북의 통일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합법화시켜 주고 있으며, 우리 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미군에 넘겨주고 있다. 주한미군에게 무제한적인 치외법권을 보장해 주고 있는 한미소파도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거하여 체결된 협정이다. 대북 선제공격과 북한 점령을 내용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이나 전쟁 시 증원되는 미군에 대한 거의 무제한적인 지원을 규정한 전시지원협정도 모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그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대등하고 자주적인 한미관계를 위해서는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대체하는 신조약의 제정과 함께 각종의 하위 협정들의 개폐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현행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대체하는 신조약의 제정이야말로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의 출발점이자 기본전제임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시민사회단체가 독자적인 연구와 토론회 등을 통해서 '신한미상호방위조약(안)'을 마련한 것도 대등하고 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라는 이 같은 국민적 요구와 시대적 요청에 능동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굴욕적인 한미동맹의 청산과 자주적인 한미관계의 수립을 염원하는 국민들과 시민사회운동이 '신한미상호방위조약(안)' 제정의 취지에 적극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한미 당국도 이에 호응해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3년 9월 30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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