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4. 5. 16] 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행사 입장 규탄 기자회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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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행사 입장 규탄 기자회견

"재침략과 전쟁의 길을 트는 일본 아베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입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4-05-16 오전 11시, 일본 대사관 앞

 

아베 정부의 자문기관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 해석변경을 요청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아베 정부는 어제(5/15)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허용 방침을 확정하였습니다. 이는 전쟁과 교전권, 집단적 자위권을 금지한 일본의 평화헌법을 위배하는 것이자, 전범국으로서 자신의 죄과를 망각하고 또다시 재침략과 전쟁의 길을 가겠다는 도발적 선언입니다.

 

이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일본 정부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입장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사진출처: 한겨레>

 

이날 KBS 방송카메라와 한겨레, 한국일보, 연합뉴스, 뉴시스, 아시아경제, 인터넷 통일뉴스, 오마이뉴스를 비롯하여 외신기자 등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이 사안의 엄중함을 말해 주었습니다.

 

취지 발언을 통해 일본이 행사하려는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에 의한 집단방위로 유엔헌장 51조가 규정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과는 다르며 51조를 위배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유엔헌장 51조가 허용하는 집단적 자위권은 대미 무력공격이 대일 무력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을만큼 지리적으로나 특수한 사정으로 긴밀한 경우에만 발동될 수 있는 것으로, 미일관계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본이 ▲미국 항공기․선박에 대한 호위 ▲공해상에서의 미국 함선 방어 ▲외국해협에서의 기뢰 제거 ▲미국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 요격 등에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유엔헌장 51조의 집단자위권을 훼손하고, 유엔의 집단안보체제를 위협하는 것이기에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규탄받아 마땅합니다.

 

한편,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의 배후에는 세계패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미국이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미국은 나토와 한미일 삼각동맹의 결합으로 전 지구적인 동맹 체제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협정과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 등도 그 일환입니다.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면 미일 중심의 지구동맹체가 북․중․러를 포위하는, 냉전시대를 능가하는 진영 간 대결이 격화됩니다. 이처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결코 허용할 수 없음을 경고하였습니다. 

 

 
이어진 규탄발언을 통해 한반도 재침략을 노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 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미군이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순진한 발상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참가자 모두가 각자의 이름으로 항의서한을 만들어 일본대사관에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경찰병력의 제지로 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항의서한을 전달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줄 것을 수차례 요구하며 항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문화단체 대표가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나중에 풀려났습니다.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항의의 뜻을 담아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모형물에 계란을 던지는 상징의식을 하였습니다. 이 순간 경찰이 난입하여 욱일승천기를 보호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이냐?’ ‘일본 경찰 이냐’며 거세게 항의하였습니다.  이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반드시 막아내자는 결의를 다지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한편, 종로서 경비과장은 사회자가 기자들의 요청으로 구호를 외치자마자 마이크를 들고 다짜고짜 ‘구호를 외쳤으니 기자회견이 아니’라면서 1차 해산 명령을 했습니다. 이어 구호를 외치지 않는데도 또다시 마이크로 해산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항의서한을 일본대사관에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계속 2차, 3차 해산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평통사가 개최한 것은 집회가 아니라 기자회견이므로 집시법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경찰이 평통사의 기자회견을 집회로 간주한다 하더라도 경찰의 해산명령은 위법적인 것입니다. 집시법 시행령 제17조(집회 또는 시위의 자진 해산의 요청 등)에 따르면 ‘종결 선언의 요청→자진 해산의 요청→3회 이상의 해산명령→직접 해산’의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경찰은 이런 절차를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옥외집회 또는 시위 때문에 다른 사람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평통사의 기자회견이 “다른 사람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의 해산 명령은 불법적인 것입니다.

 

[기자회견문]

 

재침략과 전쟁의 길을 가려는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행사 방침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아베 정권이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소위 ‘기본적 방향성’이라는 문서를 채택하고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방침을 확정하였다. 이로써 일본은 각의결의만 있으면 평화헌법 아래 전후 70여 년간 지켜 오던 전쟁, 군대, 집단자위권 포기 정책을 벗어던지고 재침략과 전쟁의 길로 본격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이 행사하겠다는 집단자위권은 동맹에 의한 집단방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엔헌장 51조가 규정하고 있는 집단자위권과는 다르며 이에 위배된다. 유엔헌장 51조에 의거한 집단자위권은 대미 무력공격이 대일 무력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을 만큼 지리적으로나 특수 사정으로 긴밀한 경우에만 발동될 수 있는 것으로, 미일관계는 이러한 관계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의 사례로 들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요격 등 대미 무력공격에 일본이 대응하는 것은, 설령 미국의 요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탄도미사일이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닌 한 유엔헌장 51조에 위배된다. 일본이 대미 무력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유엔헌장 51조의 집단자위권을 훼손하고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일동맹에 따른 집단방위를 유엔헌장 51조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동일시하면 유엔은 상시 전쟁 준비체인 동맹에 의해 대체되고 유엔을 중심으로 한 집단안전보장체제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은 호주와 한국을 끌어들여 아태 지역 다자동맹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나토와 결합(나토 동진)시켜 전세계 다자군사동맹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에서 일호(2007), 한호(2009) 등 준군사동맹이 결성되었거나 추진되고 있으며, 한편으로 나토의 ‘개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에 한국(2012), 호주(2013), 일본(2014) 등이 가입하여 나토의 아태 지역 진출이 전면화되고 있다. 특히 한일과 같은 미국 동맹국이자 군사대국이 나토 ‘개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나토의 지구동맹화가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이제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과 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이 체결되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결성되면 유럽 중심의 나토와 아태 중심의 한미일호 동맹체가 결합한 명실상부한 지구적 차원의 거대 동맹체가 결성되는 것이다. 이로써 미일 중심의 지구동맹체가 북․중․러를 포위하는, 냉전시대를 능가하는 진영 간 치열한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다.

 

집단자위권 행사로 일본은 미일 중심의 지구동맹체 결성을 촉진시키는 한편 이를 배경삼아 아태 지역과 전 세계에서 각종 분쟁에 개입하고, 새로운 분쟁을 야기하며, 국지전은 물론 전면전까지 서슴지 않는 전쟁국가로 될 것이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의 첫 번째 대상 지역이 한반도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제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 미국, 유엔의 요구로 한국군, 미군, 유엔군과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명분 삼아 남북한 지역에 진출할 수 있다. 패전 이후 일본 보수수구세력이 그토록 꿈꾸어 왔던 한반도 재침략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한반도 내지 우리 영역에는 당연히 우리 요청이 없으면 일본이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이나 이는 주관적 희망에 불과하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한반도 진입을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미국이다. 더욱이 자국의 지상군 투입을 최소화하려는 미국에게 일본군은 더없이 좋은 지원군이 될 것이다. 일본군이 한반도 유사시 구성될 미군 주도의 통합군(유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한반도에 진출한다면 한국 정부가 이를 막을 국제법적 근거는 한층 약화된다. 한편 전시 힘겨운 처지의 한국이 미국에 맞서 자위대 진출을 반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승만 정권이 6․25 전쟁 때 미국 요청으로 한반도에 들어와 대대적인 소해작전과 수송작전 등을 전개한 일본군을 막지 못한 것은 그 적절한 예다. 이와 같이 전시 한반도에 일본군이 진입하지 못하리라는 박근혜 정권의 주장은 미국이 우리 뜻을 존중해 줄 것이라는 선의에 기댄 매우 순진한 발상이다.

 

특히 일본은 작년 10월 초에 북한 기지 등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선제타격전력 보유와 해병대 창설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집단자위권 행사와 더불어 일본이 다시 전전의 제국주의적 침략 본성을 점차 노골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미 맞춤형 억제전략이라는 대북 선제공격전략을 수립하고 대북 선제타격훈련까지 실시한 한미 양국의 대북 공세 전략, 전력과 결합하여 동북아의 전략안정을 파괴하고 한반도를 상시적인 전쟁터로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베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재침략과 전쟁국가의 끝은 일본이 다시 전범국가로 몰락하는 길뿐이다. 미국의 쇠퇴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갈등을 틈타 일본이 잠시 국제사회에서 힘을 과시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부상하는 중국, 인도, 동남아 국가들이, 또한 아태 지역의 평화애호세력들이 과거처럼 일본의 재침략과 전쟁 기도를 그렇게 호락호락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아베 정권은 일본을 망국으로 내몰 재침략과 전쟁의 길에서 벗어나 아태 지역에 전쟁공동체, 곧 동맹이 아닌 평화공동체, 공동협력안보체를 수립하는데 함께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4년 5월 16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기자회견이 보도된 언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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