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한 효순미선 17주기 추모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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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선의 미군추모비 이전, 시민추모비 세우고 평화공원 첫 삽을 뜨다 

“효순아, 미선아. 이제 이곳으로 오렴. 자주평화의 새 세상으로 같이 가자!”
 
2019년 6월 13일(수) 오전 11시, 양주시 효촌리 사고현장 부지

 


17년 전 미군 장갑차에 처참하게 희생된 두 여중생 효순미선 추모제가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 부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사고현장에 평화공원 부지를 마련하여 건립하게 될 효순미선 평화공원의 착공식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효순미선 사건에 아무런 책임과 사죄도 없이 위선적으로 세운 미군 추모비를 이동하고, 그 자리에 우리 손으로 만든 시민추모비 ‘소녀의 꿈’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참석자 모두가 감개무량 하였습니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은 미선이네 집 앞에서 사고현장까지 2002년 당시 효순이와 미선이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영정과 만장을 들고 추모행진을 하였습니다. 사고현장에 헌화를 한 후 평화공원 부지로 올라가 추모제를 진행하였습니다.


오미정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제는 박상희 평화공원 조성위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하였습니다. 박상희 대표는 “오늘 17주기를 맞아 평화공원을 착공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다. 2008년부터 11년 동안 시민추모비를 건립하고, 부지를 매입하고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정성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과 협조해 주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며 평화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였습니다.


평화공원 착공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효순미선이의 죽음에 책임을 지지 않은 미군의 추모비를 사고 현장으로부터 격리하는 일입니다. 미군 추모비는 두 소녀가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고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효순미선 사건은 ‘불의의 사고’가 아니가 미군 장갑차가 좁은 도로에서 무리하게 교행하다 발생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건입니다. 또한 장갑차에 미군 운전병과 관제병사이의 통신에 이상이 없고 효순이와 미선이를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한 위선의 미군 추모비를 그대로 둘 수 없었기 때문에 2012년 시민들의 정성을 모아 우리 손으로 ‘소녀의 꿈’시민 추모비를 제작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당시 광화문을 가득 메운 국민들과 함께 외쳤던 우리의 과제 “미국은 진상을 밝혀라”, " 미국은 사죄하라”, “불평등한 한미소파 개정하라”, “평등한 한미관계 이룩하자"는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미군 추모비를 이동하였습니다.

 

 

미군 추모비가 이동한 자리에 풍물패의 길놀이를 따라 한국민의 요구가 담긴 만장 사이를 지나 효순미선의 영정과 함께 시민 추모비인 ‘소녀의 꿈’이 들어왔습니다.  2012년 시민추모비를 제작하고도 세울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매년 추모제때 마다 광화문으로, 미2사단 앞으로, 사고현장으로 트럭으로 실려오곤 했습니다. 여전히 구천을 떠돌고 있을 효순이와 미선의 한과 꿈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17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자리를 잡게 된 시민들의 애뜻한 마음이 담긴 우리의 추모비 '소녀의 꿈'을 세우니 효순이 미선이가 이제 편안한 안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참가자 모두는 감개 무량해 하며 시민 추모비를 맞이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효순미선의 사고현장을 보존하게 된 만큼  남은 과제 해결의 의지를 다짐하며  “효순미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 “불평등한 한미소파 개정하자” 구호를 함께 외쳤습니다.


자주평화의 촛불로 우리 가슴속에 영원하게 살아있는 효순이 미선이와 미군에 의한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리고, 소성리와 군산, 제주와 평택 등 미군기지 문제로 고통당하는 주민들을 생각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우는 모든 분들을 마음속에 새기며 묵념을 했습니다.

 


 

 

평통사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효순미선 평화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우리가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확실한 증표이자,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또한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극복하고 주권을 실현하고, 평화를 꽃피우겠다는 굳센 다짐의 상징”이라고 평화공원의 착공의 의미를 말했습니다. 덧붙여 평화공원조성을 위한 일들이 남아있음을 상기하며, “우리가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실현을 통해서 자주와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위해서 불평등한 한미동맹의 굴레를 벗어나야” 함을 역설하며, “효순 미선이가 우리에게 부여한 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함께 손잡고 힘차게 나아가기를”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이어 각계 추도사가 있었습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효순미선에게 많은 빚이 있다. 촛불항쟁의 불씨를 틔우고, 민중들의 투쟁이 만들어 낸 결과가 바로 4.27 판문점 선언, 6.12공동성명이 그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자주적인 나라, 주한미군 없는 나라, 억울한 죽음의 책임을 반드시 미국에게 물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성호 국회의원(더 민주당)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묻힐 뻔한 사건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신 평통사 문규현 신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모든 불행한 사건의 원인은 한반도의 분단과 우리민족이 나눠져 있기 때문”이라“두 여중생의 죽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내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작은 불꽃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대순 양주시 부시장은 효순미선 평화공원이 “관용과 통합의 정신이 미래를 만들어내는데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라며, 효순미선의 명복을 빌고 평화공원착공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김정애 전교조 경기지부 수석 부위원장은 “우리 교사들은 효순이 미선이의 희생으로 우리 사회의 근 본 모순이 무엇인지 똑똑히 배웠습니다. 자주적이지 못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울 수 없고, 평화 통일의 필요성을 꼭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아픈 죽음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전교조 교사들이 앞장서서 헤쳐 나가겠다”는 결의로 추도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2002년 당시 사고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김종일 전 대표(오른쪽), 고 김판태 대표(왼쪽)


△ 2005년,  '주한미군 두 여중생 압살사건에 대한 의정부 지방 겸찰청 수사기록 검토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영대 대표(2002년 당시 여중생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장)이 새롭게 밝혀진 자료를 바탕으로 사건 직전 미군들이 여중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추모제에는 2002년 당시 월드컵 열기에 국민들이 이목이 쏠려 있을 때,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묻혀 단순 교통사고로 묻힐 버릴 뻔한 사건을 전국민적 투쟁으로 일궈낸 분들을 소개하였습니다.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현장조사 등 진상을 규명하고 이를 언론과 국민에게 알리며 투쟁을 진두지휘했던 평통사 고영대 대표와 김종일 전 서울대표, 고 김판태 군산대표, 가해 미군에 무죄가 선고된 미군 법정에서 한국인으로서 유일하게 미군 재판에 참관하였고 이후 미군 재판의 기만성을 알리고 평화공원 건립에 앞장선 권정호 변호사가 자리했습니다. 이날 고인이 된 김판태 대표를 대신하여 부인 최소영씨가 참석하여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평화공원 조성에 재정적 기여를 약속해 주셨습니다.

 


 

 

 

추모공연으로 이지상 가수가 2002년 당시 직접 작사 작곡한 효순미선 추모노래 ‘겨우 열다섯’을 불렀고, 현미 가수도 도종환 시인의 효순미선 추모시에 곡을 붙인 ‘길’이라는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시민추모비 “소녀의 꿈”을 제작한 김운성 김서경 작가 부부와 평화공원 설계자 이윤하 교수가 평화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고당시에 벗겨진 운동화 모양과 평화공원 부지모양이 닮은 것에 착안하여 ‘버려진 운동화 한짝의 날개짓’이라는 컨셉으로 효순이와 미선이의 꿈을 형상화 했다고 했습니다.

 

 

평화공원 첫 삽을 뜨는 시삽과 개토를 하였습니다. 풍물 창작팀 ‘소용’ 하애정 선생의 효순미선의 넋을 기리는 살풀이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시민추모비앞에 있는 효순미선 영정에 헌화를 하면서 추모제와 착공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17주기 추모제공동준비위원회의 참여단체들과 평통사 회원 등 120여 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이날 한겨레, 경향신문, 연합뉴스, 중앙일보 등이 취재와 보도를 했습니다.

 

[관련기사]
 
‘미군 장갑차 희생’ 효순·미선 평화공원 착공식 [출처 :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7792.html#csidxce28ff06d692ff2853cbe66182f97a2

효순·미선 17주기 추모제...평화공원 첫 삽 [출처 : YTN]
https://www.ytn.co.kr/_ln/0103_201906131411346509

17년 전 중학생 효순·미선을 기리며…시민이 세운 추모비 [출처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6132113015&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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