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제] 6/13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시민들의 자주적인 힘으로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관리자
view : 2357
일시: 2023년 6월 13일, 오전 11시 장소: 효순미선평화공원
"시민들의 자주적인 힘으로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현장 취재 OBS 뉴스
오전 10시 20분 인근 사격장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는 소리가 '펑' '펑' 울리는 가운데 예년처럼 마을 어귀에서 사고현장까지 70여 명의 참가자들이 추모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사고현장이 있는 평화공원으로 행진하며 21년 전 짓밟힌 고 신효순, 심미선 두 소녀의 꿈을 기억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불평등한 한미관계, 평화를 질식시키는 동맹의 현실이 여전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한미동맹을 극복하고 반드시 자주평화를 이루겠다는 다짐을 하며 21년 전 소녀들이 걸었던 길을 걸어갔습니다.
21년 전 사고 당시 효순미선이가 걸었던 길을 추모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21년 전 두 여중생이 미군에 의해 희생당한 사고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고현장에 도착하여 헌화와 묵념을 마친 참가자들은 공원 안에 마련한 행사장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후 사회를 맡은 이기은 청년 활동가의 안내로 묵념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화의 촛불로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효순 미선, 미군에 의해 희생된 분들, 그리고 사드 미군기지 문제로 고통당하는 소성리 김천 주민들과 부당한 탄압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와 민중을 생각하며 묵념했습니다.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사회를 맡은 이기은 평통사 청년 활동가 (사진출처: 평통사)
첫 순서로 김희헌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대표가 인사말을 했습니다. 김희헌 대표는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한 것을 환영하며 그 동안 공원을 가꾸고 방문한 분들, 평화공원 해설사 교양과정에 참가한 교사들과 청년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해 약속한 기록관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마련하고 추모제를 치르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기록관 건립에 모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대표인 향린교회 김희헌 목사가 21주기 추모제를 열며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출처: 평통사)
다음 순서로 강수현 양주시장이 “해마다 잊지 않고 추모제를 진행하기 위해 양주시를 찾아주어 고맙다”고 인사하고 “평화공원을 세운 것처럼 기록관 건립도 성사하기를 기원한다”고 하였습니다.
강현수 양주시장이 효순미선를 애도하며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보현 스님은 추모사에서 "일제로부터 지금까지 민족의 고통이 끝없이 이어져왔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 고통이 더 가중되는 현실이다. 불교계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미안하지만 미선 효순 죽음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계종 노사위가 늘 함께하겠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의 평화교육의 장이 될 기록관 건립에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추모사를 전하는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보현스님(사진출처: 평통사)
이어 미국 평화재향군인회가 보낸 연대의 편지를 커트 에슬링거 미국 장로교회 한국 선교 목사가 낭독했습니다.
연대의 편지에서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회장 수잔 쉬날은 "신효순과 심미선이 죽음에 대한 충분한 정의는 오직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모두 철수할 때만 이루어질 것으로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머잖은 장래에 오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됨으로써 한국민이 외국군과 그들의 살상무기로 인한 공포와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은 부분을 낭독할 때, 화답의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커스 에슬링거 미국 장로교회 한국 선교 목사가 미국 평화재향군인회가 보낸 연대 편지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인천지역 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의 연주와 시낭송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생일 잔치에 가던 두 소녀의 발걸음을 생각하며 추모곡을 직접 만든 교사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제자들이 플룻과 바이올린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연주곡과 함께 학생들이 쓴 추모시를 낭송했습니다. 효순미선이를 생각하며 직접 쓴 '까만밤 빛나는별들', '다녀왔습니다'라는 추모시를 통해 두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효순미선이를 잊지 않겠다는 청소년들의 다짐의 글귀가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인천지역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연주곡과 시낭송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박석분 사업위 집행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지난 6월 2일 평화공원 뒤편 산 자락에 약 211평에 달하는 기록관 부지를 매입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부지가 마련된 만큼 올해 안에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모금계획을 세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추모 25주기인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기록관을 건립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평화공원을 세울 때와 마찬가지로 기록관 역시 설계부터 시공, 완공까지의 모든 과정을 촛불을 기억하고 지키는 시민들의 자주적인 힘과 지혜로 이루어내자는 요청에 참가자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박석분 집행위원장이 기록관 부지매입 등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평통사)
이어 기록관 건립의 디딤돌인 부지 매입 기금(평당 30만원, 6352만5천원)을 내주신 고 김판태 군산평통사의 부인 최소영님께 감사패를 드리는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고 김판태 대표는 미선 효순 사건 직후 이곳으로 달려와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기록함으로써 미군들이 이 사건을 단순한 교통사고로 치부하지 못하게 했던 분입니다. 김판태 대표는 불평등한 한미소파 개정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등 이 사건 해결과 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을 위해 온 몸 던져 헌신했습니다. 감사패는 소파개정 국민연대 공동대표이자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집행위원인 권정호 변호사가 전달했습니다.
고 김판태 대표의 뜻을 이어 기록관 부지매입 기금을 낸 최소영님께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출처: 평통사)
다음으로 기록관 조감도와 건축계획을 공개하고 김신 사업위원회 특별위원이 이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신 위원은 아직 기록관 규모와 층수 등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된 상태가 아니므로 지금 공개하는 내용은 이미지와 개괄적인 계획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2027년 완공하려면 2026년 하반기에는 착공해야 하며, 착공할 때 공사비용의 70-80%는 마련해놓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은 지형상 토목공사 비중이 높고, 평화공원을 가능한 훼손하지 않으면서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많은 시민들의 지극한 관심과 협력,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록관 건립의 진행 과정과 조감도를 소개하는 김신 향린교회 집사 (사진출처: 경향신문)
보령 평통사 김영석 대표는 추모사에서 효순미선의 죽음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충격적으로 알린 울부짖음이었고, '탱크라도 구속하라'며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은 한미동맹을 끝내고 자주적인 나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있었다고 상기했습니다. 21년이 지나고 윤석열 정권 들어서서 한미동맹, 한미일 동맹 구축으로 가고 있는 현실이지만, 효순 미선을 생각하며 기어이 자주, 평화, 통일의 미래를 열겠다는 다짐을 약속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보령평통사 김영석 대표가 추모사를 진행했다 (사진출처: 평통사)
이어 민주노총 김은형 통일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작은 돌 하나라도 함께 놓자. 작은 벽돌 하나라도 함께 세우자. 잊지 말고 잊혀지지 말고 기록하며 투쟁해서 민족을 적으로 규정하는 미군 없이 전쟁연습에 종지부를 찍자”라면서 “남북이 모두 자주와 평화, 번영으로가는 그날을 기리며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놀고 어울리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작은 실천부터 함께하자. 민주노총도 머리끈 동여매고 함께하겠다”라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민주노총 김은형 통일위원장이 추모사를 진행했다 (사진출처: 평통사)
전교조 문병모 부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미선 효순 두 여중생의 죽음은 교사인 자신들에게 가혹한 고통이었다며, 지금도 여전한, 아니 오히려 강화되는 한미동맹과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극복하고 자주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전교조 문병모 부위원장이 추모사를 진행했다.(사진출처: 평통사)
오늘 참가한 서울과 경기지역의 청소년들이 추모공연을 진행했습니다. 무대에 선 20여 명의 청소년과 함께 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청소년들까지 80여 명의 청소년들이 노래 '평화만들기'를 힘차게 불렀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노랫말처럼 참가한 분들 모두가 들고 있는 촛불을 흔들며 청년, 청소년들이 효순미선을 기억하고 평등한 한미관계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합창했습니다.
효순미선 촛불은 평화공원이라는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 평화공원의 꽃이 기록관으로 결실을 맺도록 다짐합니다. / 기록관 건립은 날로 심화되기만 하는 대결과 갈등을 멈추게하겠다는 의지입니다. / 바람 앞에 꺼질 듯한 촛불을 수천, 수만개로 다시 피어오르게 하는 실천입니다.
추모제에 참석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노래공연을 준비했다. (사진출처: 한겨레)
합창을 마친 참가자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헌화하고 21주기 추모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추모제에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많았습니다.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교구 수녀님들, 열림교회 나핵집 목사, 서울제일교회와 향린교회 교인들, 민변 미군위원회, 소파개정국민연대,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서울햇빛발전협동조합,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북부지부, 한국진보연대, 겨레하나,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인천지역연대, 민주노총인천본부, 민주노총 김은형 통일위원장, 전교조 문병모 부위원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고영대 공동대표와 부산, 광주전남, 군산, 김제, 대전충청, 인천, 성남용인, 경기, 서울 지역의 평통사 회원 등 약 18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21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출처: 경향신문)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촛불 상징물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출처: 평통사)
사업위원회가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참가자들은 부지를 둘러본 후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날 21주기 추모제는 한겨레, 경향신문, 뉴시스, 뉴스1, OBS, 오마이뉴스 등에서 취재/보도 했습니다.
► 관련 보도 모아보기
•[한겨레] 효순·미선, 21년째 하지 못한 말 ‘다녀왔습니다’ [만리재사진첩]
[OBS]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은 두 여중생을 기억하시나요?
•[경향신문] “효순·미선을 기억해주길…”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
•[한겨레] 효순·미선 잊지 않도록…“시민의 힘 모아 기록관 세울 것”
•[연합뉴스]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인근 훈련장에선 대포 소리 '펑펑'
•[뉴시스]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2027년에 기록관 완공한다"
•[뉴스1] '미군 장갑차에 희생' 효순·미선 기록관 시민 모금으로 건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