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10/7/15] 시민사회단체 대상 국방부 천안함 설명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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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시민사회단체 대상

천안함 설명회 후기

[국방부에서 가졌던 설명회 전경]

7월 15일, 국방부에서 주관한 ‘시민사회단체 대상 천안함 설명회’를 다녀왔습니다. 참여연대, 한국 진보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 약 3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으며, 평통사에서는 부천의 최희준 회원, 인천의 한중현 회원, 서울의 백준기 회원이 참가했습니다.


오전에는 국방부 회의실에서 약 두 시간에 걸쳐 설명 및 질의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김태영 장관이 참여했습니다. 이곳에서 어뢰 추진체와 설계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녹슨 정도가 2~3주 물에 잠겨있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훼손 정도가 심했습니다.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로 맞춰 이루어진 설명회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진부한 느낌이었습니다.

[진보단체의 비판적 견해의 질문들에 불편한 표정을 짓는 김태영 장관]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러 질문들이 나왔지만, 국방부의 어뢰공격설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만이 나와 신선하지 못했습니다. 주요 질문으로는 국방부가 근거로 제시하는 주 근거들의 출처, 구글에 찍혔다는 연어급 잠수함에 대한 의혹 등이 있었습니다. 합조단의 설명 중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김태영 장관은 참여연대 등 진보단체들의 비판적인 질문들이 쏟아지자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직접 질문에 답변을 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어뢰 추진체 모습. '결정적 근거' 1번이 희미하게 보인다.]


국방부에서의 일정이 끝나고 버스로 평택 2함대로 이동하여 천안함과 가스터빈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물을 보면 부위에 따라 훼손 정도가 극심하게 차이가 났지만, 폭발이 가장 근접했다는 가스터빈실과 그 안에서 나온 여러 기계들은 너무나 양호한 상태여서 역시 의문이었습니다. 현장에서도 국방부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천안함 스크루 휨, 어뢰 추진체 내부 오일 발견 등에 대해 미덥지 않은 설명을 하여 오히려 의혹만 키워준 것 같습니다.

[천안함 전경]


스크루가 강제 정지 되면서 이미 회전하던 관성에 의해 휘었다고 하는데, 그걸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자료가 없습니다. 스크루 제조사인 스웨덴 가메와 사에 관성에 의한 휨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제조사 측으로부터 그 가능성에 대한 공문이라든지 국방부에서 질의를 해서 받았다는 식의 공식 문서가 없고 제조사 측으로부터 구두로 설명 받았다고 하기에는 사건의 규모, 중대성을 감안할 때 상당히 미흡했다고 봅니다. 물론 그에 따라 다시금 확실하게 관련 문서 존재 유무에 대한 질문 및 공개 요구를 한 사람이 당일 없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선미 절단면]


어뢰 추진체 오일 문제 역시, 오전 국방부 설명회에서 오일이 있었다고 해서 그에 의혹을 가지고 오후에 질문을 했지만, 합조단은 과학적 근거 없이 ‘내가 거기 오일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수준의 대답을 하였고, 지속적으로 오일 유무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자 ‘오일을 발견했다. 눈으로 봤다’의 초기 대답에서 ‘추진체를 감식하는 과정에서 오일 성분이 발견되었다’ 로 말이 바뀌었습니다. 이는 ‘1번’ 글씨의 잉크 성분이 타지 않은 근거를 대기 위해 오일도 타지 않았다고 국방부가 또 다시 거짓말을 하다가 궁지에 몰리니까 다시 말 바꾸기를 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휘어진 오른쪽 스크류]


시민사회단체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 네티즌들에 의해 여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 있었다면, 그 역시 찜찜하긴 해도 무언가 소득이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지 않는 점 매우 아쉬웠습니다.


러시아 자체 조사에서도 이미 합조단에 반하는 내용의 결과가 나왔다고 하고 어뢰 추진체의 부식이 심해서 추정을 못한다는 것도 연대측정이나 금속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될 것을 국방부는 무조건 아니라고 하니 답답합니다.


국방부가 말하는 어뢰 공격이 진실이라면 공격당사자가 되는 북한의 조사단을 받아들여 합조단이 누누이 주장하는 과학적 검증을 그들과 공동으로 해서 불신하는 국민들과 다른 국가들에게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 텐데 계속 소통의 벽을 쌓고만 있습니다. 지방선거 전까지는 매일같이 전쟁위협을 운운하며 언론이 도배가 되었지만 선거 후 지금은 너무나 조용해졌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1위 대한민국 국군’ 이라며 장병들에게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불신 1위의 길을 가고만 있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설명회이기도 하지만 직접 가서 보고 사진 자료를 남기는 등 나름의 소득도 있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반도와 주변 정세는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는데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내 평화를 향한 국제 정세가 다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많은 생명이 희생당하고 함선이 대파된 인적, 물적 손실이 엄청난 사건인데 이것을 책임지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지금의 정부와 국방부가 국가의 기관으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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