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보고서

[발표문] TPNW 2차 당사국회의 시민사회 발표 - 한국원폭피해자들의 목소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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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금지조약 2차 당사국회의 주제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 시민사회 발표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

The Voices of Korean Atomic Bomb Victims

[English]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감사

 

핵무기 금지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원폭피해자로서 저희의 경험을 연구 및 정책에 더 많이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945년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 폭탄에 피폭된 한국인의 수는 약 7만 명에서 10만 명, 사망자는 약 5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원폭피해자 대부분은 일제에 강제 동원된 노동자였습니다. 해방 후 약 43,000명의 생존자가 한국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사회적 냉대와 차별 속에서 원폭 후유증으로 고통받다가 사망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들은 미국의 원폭투하, 일본의 식민지배, 한국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라는 ‘3중의 피해자’인 셈입니다.

 

1945년 피폭 당시 저는 5개월 된 갓난 아기였습니다. 78년이 지났지만 제 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그날의 참상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듯 밤마다 악몽 때문에 잠이 깹니다. 제 나이는 올해 79세입니다. 현재 생존해 있는 한국원폭피해자 1세 1,800명 가운데 제일 막내 뻘입니다. 이제 산다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죽기 전 제일로 원하는 것은 ‘원폭 투하는 잘못되었다. 미안하다’라는 말입니다.

 

피폭에 대한 원죄적 책임이 있는 미국이 1945년 핵투하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다면, 어떤 나라도 핵무기를 사용할 생각을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원폭국제민중법정의 원고로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피폭자로서 전쟁 없고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후손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피폭자로서 한국 사람들이 또 다시 핵무기의 희생자가 되는 것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평생을 피폭자의 운명을 안고 고통스럽게 살아온 저의 소명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한국 원폭 2세 한정순씨 이야기도 대신 전하고 싶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히로시마에서 임신 중 피폭되었는데 태내 피폭자였던 아들은 태어난 지 1년 후에 죽었고, 그 이후에 낳은 6남매도 모두 건강하지 않았습니다.

 

다섯째인 한정순씨는 어릴때 부터 다리에 힘이 없어 잘 넘어지고 했는데 20대가 되어서는 다리의 통증으로 제대로 걷지도 앉지도 서지도 못했습니다. 그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첫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뇌성마비를 갖고 태어난 것입니다.

 

이제 65세인 한정순씨는 양쪽 다리 대퇴부 무혈성괴사증으로 고관절이 괴사되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고, 이것 말고도 여러 질병으로 지금까지 12차례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질병의 원인은 피폭자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원폭 피해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이라도 원폭후유증으로 평생을 질병과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피폭 2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 자리에 한국 원폭피해1세와 2세, 5명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려 주시고 원폭 국제민중법정에도 지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반전반핵평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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