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결의문] 32차 운영위원 총회 결의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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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제32차 운영위원 총회 결의문>

 

미국의 패권과 무력, 불법 행위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약소국의 주권과 영토, 경제를 침탈하는 시대적 퇴행에 맞서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으로 국가와 민족의 활로를 열어가자!

 

우리는 오늘 트럼프 정권의 패권 행사와 불법적인 무력 사용이 정의로 군림하는 국제질서의 퇴행과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력행사로 세계 곳곳에서 평화가 파괴되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생명과 자산이 희생되고 있으며, 약소국들의 주권과 영토가 짓밟히고 경제적 약탈을 당하고 있다. 전쟁금지법과 국제인도법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이곳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역내외 미군의 공세적 운영으로 평화가 위협받고 언제 핵전쟁이 발발할지 모르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한다면 더 이상 민족의 생존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미·남·북 당국자들은 민족공멸이라는 실로 대범한(?) 선택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4일, 미국 본토 및 서반구 방어와 중국 억제에 중심을 둔 국방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전략서에서 제1 도련선에서의 중국 봉쇄와 거부적 방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아울러 역내 동맹국들이 ‘거부적 방어’를 위한 집단방위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대중 세력균형에서 ‘힘의 우위’를 꾀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국방전략은 국방전략서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중국을 겨냥해 “가장 강력하고 가장 가공할 만한 칼”을 휘두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정권의 대중 봉쇄 정책과 미·중 간 힘의 대결은 동북아에서 언젠가 극단과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반도는 제1 도련선의 시작점이다. 제1 도련선에서의 중국 봉쇄가 북경과 중국 주요 해상전력이 포진한 산동성과 가까운 한반도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지난 18일 주한미 공군은 서해상에서 6·25 이후 최초로 CADIZ(중국방공식별구역) 인근까지 진출해 중국 전투기와 대치했다. 이는 주한미군이 대중 견제 역할을 하게 될 때 한·중 대결로 비화할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또한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행사가 한국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항의는 정당했고,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사과는 당연했다. 주한미군이 한국의 주권과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도 브런슨 사령관은 사과를 뒤집었고, 이는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트럼프 정권이 앞으로도 한국 안보를 해치는 대중 공세 훈련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안보를 해치는 미군이 더 이상 이 땅에 주둔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 11월, 일본 총리로서는 최초로 대만 해협 유사시 무력 개입 의사를 밝힌 다카이치 정권이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제1 도련선에서의 미국의 대중 봉쇄에 더욱 적극 가담하게 되었다. 개헌 저지선을 돌파한 다카이치 정권이 평화헌법 개정에 성공한다면 미·중 대결에 편승해 일본의 군국주의적 진출이 가속화되고 일본군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와 중국을 향하게 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는 평시가 없는 준전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며, 동북아의 전쟁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권은 지난해 11월 한미 팩트 시트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재허용하고 트럼프 정권에 핵잠수함 도입 요청을 하면서 “북한과 중국 잠수함을 추적, 감시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구실을 붙여 대중 견제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는 주한 미 공군의 서해 대중 공세 훈련에 대한 대미 항의가 갖는 한계를 뚜렷이 보여준다. 또한 이번 한미연합연습 기동훈련 축소를 놓고 미국과 갈등하고 있는 의미를 퇴색시킨다. 나아가 이재명 정권은 미국에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허용을 요구하며 핵개발 의구심을 사고 있다. 북핵 동결→감축→폐기라는 한반도 비핵화 경로 주장을 빈말로 만드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핵동맹과 미국의 확장억제와 핵전력에 의존하는 한편 독자 핵전력을 확보하려는 이재명 정권의 정책은 미국의 대중 견제에 보조를 맞춤으로써 동북아 핵대결과 군비증강을 불러오고 핵전쟁 가능성을 높인다.

 

북이 이번 9차 당대회에서 남의 “유화적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며 대남 대화와 협력을 일축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성에 편승하는 한국의 국방정책에 대한 강한 반발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해서 북이 민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남을 “영원한 적”으로 규정한 것은 자기 부정이다.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은 없으며, 적대한다고 동족이 이민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는 좋게 지낼 수 있다면서 왜 동족과는 좋게 지낼 수 없다는 것인가? 나아가 북은 또한 미국의 “힘을 통한 평화”를 비판하면서도 “힘은 힘을 존중하며 강력한 힘, 핵보유야말로 … 합법칙적 원리다.”라며 미국과 한국의 “힘을 통한 평화”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힘과 핵무기와 선제공격은 전쟁을 가져다줄지언정 결코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평화를 위해서는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

 

이렇듯 미·남·북 당국자들이 한결같이 힘의 논리를 추종하며 대결과 억제와 전쟁의 길을 가려고 하는 이때에 전쟁으로부터 민족공멸을 막고 평화와 민족의 생명과 자산을 지켜내야 하는 책무와 지켜낼 수 있는 힘은 바로 민중에게 있다. 이에 우리 평통사는 민중들과 함께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한길을 따라 한미동맹과 확장억제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동북아 공동안보와 공고한 평화안보체제의 구축으로 전쟁을 막고 민족의 생명과 자산을 지키며 주권 평등과 상생과 번영의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길에서 다시 한반도 비핵화 달성과 이를 토대로 세계 비핵화를 추동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4월 개최될 수도 있는 북미 대화가, 11월 개최될 원폭 민중법정이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에 기여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다하자.

 

2026년 2월 28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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