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제] 6/13 "자주·평화·통일의 꿈으로" 미선효순 23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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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효순 23주기 추모제
•일시: 2025년 6월 13일(금), 오전 11시 •장소: 효순미선평화공원
촛불의 시작이 된 미선효순, 다시 만날 세계는 자주·평화·통일 세상으로!
2027년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미선효순 23주기 추모제 참가자들 (사진출처: 평통사)
2002년 고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이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지 23주기가 되는 오늘(13일), 시민의 힘으로 사고 현장에 세워진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23주기 추모제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25주기를 맞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 사업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기록관에 보관될 2002년 당시 자료 수집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평통사를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그리고 자주·평화·통일의 꿈을 함께 펼쳐나갈 청년, 청소년 등 16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추모제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은 2002년 당시 미선과 효순이가 살던 마을 어귀에서부터 사고 현장까지 행진했습니다. 두 여중생을 기억하며 침묵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사고 현장에 도달한 후 영정에 헌화했습니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사고 현장까지 행진하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한겨레)
사고 현장에 놓인 영정에 헌화하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추모제에서 사회를 맡은 평통사 김유영 청년은 “미선·효순 투쟁은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적 각성을 불러일으킨 촛불의 시작”이라며, “오늘도 우리는 그 촛불의 마음으로 자주와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데 힘써야 한다.”라고 이날 추모제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함께 묵념을 한 후, 효순미선평화공원 사업위원회 참가단체를 대표하여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영 신부가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 신부는 “촛불과 응원봉의 힘으로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내란을 극복하면서, 미선이와 효순이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음을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발언하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재영 신부 (사진출처: 평통사)
이어 효순미선평화공원 사업위원회 박석분 집행위원장이 기록관 건립 사업의 진행 경과를 보고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동참으로 상당액의 기금이 약정되었지만, 착공과 완공을 위해 모금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홍보와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또한, 내년 추모제까지 기록관에 보관할 자료를 공개적으로 수집한다고 밝혔습니다. 촛불을 들었던 당시의 사진과 영상, 노래와 시 등의 기록을 사업위원회 이메일(sinsimpeace2002@gmail.com)로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기록관 건립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박석분 집행위원장 뒤로 공원 벽화가 보인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기록관에는 사건 수사 기록과 같은 공식 자료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보내준 자료도 보관될 예정입니다. 가장 소중한 자료는 고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의 유품입니다. 이날 추모제에는 효순 양의 부친인 신현수 선생이 참석해 일기장과 상장, 효순 양이 소망을 담아 접었던 종이학 등 유품을 직접 전달했습니다. 사업위원회 대표인 김희헌 목사는 유품을 수령하고 기증서와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
효순 양의 유품을 전달하는 부친 신현수 선생 (사진출처: 한겨레)
신현수 선생은 “23년이 지나도 자식을 잃은 아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러분 덕분에 이 추모 공원을 건립할 수 있어서 유가족으로서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협조를 요청드린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의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발언에 참가자들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희헌 목사도 “다른 유품과 자료도 확보하고 잘 보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효순 양의 부친 신현수 선생 (사진출처: 경향신문)
한 참가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출처: 한겨레)
다양한 분들의 추모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분들의 추모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매년 추모제에 참가하고 있는 강수현 양주시장은 “지금은 이곳의 도로 여건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된 인도도 없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며 “지자체로서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최근 양주시는 공원 내 수로 배수관을 보강하고, 주변 도로 안전을 위해 방지턱 설치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강수현 시장은 또 “하루빨리 자주, 평화, 통일이 실현되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추모발언하는 강수현 양주시장 (사진출처: 평통사)
2002년 당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미군 법정에 참관했던 권정호 변호사는 “분노했던 시민들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불평등한 소파(SOFA) 개정’을 요구하며 대중적 촛불항쟁의 시작을 알렸지만, 그 요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오늘날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대만 유사시 가장 먼저 날아가는 군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정호 변호사는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호혜평등한 관계로 바꾸고, 이 땅 한반도에서 평화 체제를 실현하자는 효순미선 촛불의 정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오늘 이 추모제에서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이 대만에 개입해서 동아시아의 대결과 전쟁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한반도의 전쟁기지화를 반대하고 평화를 실현할 것을 다짐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추모발언하는 권정호 변호사 (사진출처: 평통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영환 위원장은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그때, 저도 고등학생이었다. 두 여중생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은 저와 같은 사회 구성원이 되었을 것이다.”라며,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은 개인과 가족의 불행이 아닌 불평등한 한미 관계가 불러온 사회적 참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추모발언하는 전교조 박영환 위원장 (사진출처: 평통사)
해외에서 보내온 연대의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수잔 쉬날 의장의 추모 편지는 미국 장로교회 한국 선교사인 커트 에슬링거 목사가 대독했습니다. 수잔 쉬날 의장은 편지에서 “퇴역 군인과 그들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미군에 의해 희생당하거나 상처를 입은 한국 민간인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제야말로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한국 국민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 함께 협력하여 끝없이 이어진 한국 전쟁을 지금 당장 끝내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수잔 쉬날 의장의 추모 편지를 대독하는 커트 에슬링거 목사 (사진출처: 평통사)
추모 공연 순서에서는 2002년 당시 기독청년회 총무로 활동하며 효순미선 촛불집회를 알렸던 박민수 목사가 윤도현 밴드의 ‘흰수염고래’를 불렀습니다.
추모공연을 하는 박민수 목사 (사진출처: 평통사)
“너 가는 길이 / 너무 지치고 / 힘들 때
말을 해줘 / 숨기지마 /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 흰수염고래처럼 / 헤엄쳐
두려움 없이 / 이 넓은 세상 / 살아갈 수 있길”
독후감 사업을 발표하는 천주교 의정부 정의평화위원회 박진균 사무국장 (사진출처: 평통사)
독후감 사업 포스터
이날 추모제에서는 효순미선 사건을 알릴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반딧불이’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추모 웹툰집 <해후> 독후감 사업도 발표되었습니다. 추모 웹툰집 <해후>는 조아진 작가를 포함한 여러 작가들이 효순미선평화공원 조성에 맞춰 재능기부로 발간한 책입니다. 8월 15일까지 독후감을 받고 심사를 거쳐 9월 19일에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주변에 많은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추모발언하는 이창섭 청년회원 (사진출처: 평통사)
추모제 막바지에는 미래세대인 청년과 청소년들이 앞에 나섰습니다. 평통사 이창섭 청년은 “2002년생인 저는 대학에서 동아리 친구들과 미선효순 20주기 그림자 연극을 준비하며 처음 이 사건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우리의 ‘다시 만날 세상’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이 땅에서 벌어지지 않는 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창섭 청년은 “그 세상은 청년들이 이 사건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청년들과 함께 평화공원을 찾아오고, 기록관을 건립할 때 힘쓸 일이 필요하면 시간을 허락하는 대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날 추모제에 참가한 한 대안 교육기관의 청소년들도 추모의 글과 합창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미선이와 효순이와 같은 나이인 15살의 한 학생은 “기억하고 알리는 것이 큰 행동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효순미선 사건에 촛불로 시위했던 우리는 계속 강하게 싸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그 일을 기억하고, 사과를 받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단 있게 말했습니다.
이어 청소년들은 가수 김민기의 ‘친구’를 불렀습니다.
“눈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 아니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소”
우리 가슴 속에서 항상 15살로 남아있는 미선, 효순이와 또래인 청소년들이 입을 모아 ‘친구’를 부르는 모습은 모든 참가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기록관 부지를 둘러보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기록관 부지를 둘러보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추모제 순서를 모두 마친 후, 참가자들은 평화공원 옆 기록관 부지로 향했습니다. 햇볕도 뜨겁고, 기록관 부지로 가는 길도 경사가 가팔랐지만, 청소년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소중한 기록관이 세워진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부지로 향했습니다. 이번 추모제에서 기증된 효순 양의 유품도 함께 가져갔습니다.
기록관 부지에서 참가자가 효순 양의 유품을 들고 있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참가자들은 기록관 부지와 주변에 전시된 당시 밝혔던 촛불 사진을 둘러보았습니다. 목표대로 기록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향후 기록관이 평화공원과 함께 평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다짐을 나누었고, 함께 “2027년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미선이와 효순이의 꿈을 우리가 이루자!”라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추모비 앞에 놓인 두 여중생의 영정에 헌화하고 이날 모든 순서를 마쳤습니다.
뙤약볕 속에서도 추모제에 함께 해주신 모든 참가자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4.9통일평화재단, 강남향린교회,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단국대민주동문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미국장로교 한국선교회(PCUSA UPJP),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반도평화위원회,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정신계승사업회,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사)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서울대민주동문회, 서울제일교회, 성균관대민주동문회, 숙명여대민주동문회, 시민모임 독립,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연세민주동문회, 이화여대민주동문회, 인천지역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동문회협의회, 정의평화목회자행동, 천주교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한국외국어대학교 민주동문회, 한국진보연대, 한빛교회, 한양민주청년동문회, 향린교회,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등에서 공동으로 주최하였습니다.
또한 이날 추모제는 경향신문, 뉴시스, 연합뉴스, 한겨레 등에서 취재하여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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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비 앞에 놓인 두 여중생의 영정과 효순 양의 유품 (사진출처: 경향신문)
참가자들이 평화공원에 전시된 당시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출처: 한겨레)
23주기 추모제 참가자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23주기 추모제 참가자들 (사진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