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문] NPT(핵확산금지조약) 제11차 검토회의 한국원폭피해자 발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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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T(핵확산금지협약) 11차 재검토 회의 대정부 시민사회
한국원폭피해자 발언 전문
저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심진태입니다. 제 아버지는 1941년 일제에 의해 히로시마로 강제 징용되었고, 어머니 역시 히로시마 군수공장에서 일하셨습니다. 저는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원폭을 맞았습니다.
미국이 투하한 원폭으로 7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피폭 당했습니다. 상당수가 제 부모님처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였습니다. 4만 명 넘는 한국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삶은 지옥 같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다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습니다. 겨우 고향에 돌아온 사람들 역시 지독한 가난, 원폭 후유증,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고통 받아야 했습니다.
몸이 아파 일을 못하고, 수입이 없으니 최소한의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악순환 속에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습니다. 저 역시 원인 모를 피부병에 시달렸고, 밥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2001년부터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폭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다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보았습니다. 그 후손들 역시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죽어가야 합니까? 일본은 강제로 한국인을 끌고 갔고, 미국은 원폭을 투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리를 외면했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가해자는 없습니다.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지금 살아 있는 한국인피해자 1세 1,600명이 모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입니까?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에 우리 한국원폭피해자들은 직접 싸워왔습니다. 원폭을 투하한 미국이 반드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 제 평생의 신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11월 서울에서 미국의 책임을 묻는 국제민중법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제 원폭을 투하한 미국이 사죄하고 배상해야만, 그 어떤 나라도 감히 핵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핵무기를 보유한 모든 국가는 다른 국가와 전 인류를 핵으로 위협하는 야만적인 정책을 당장 폐기해야 합니다.
우리 한국원폭피해자와 그 후손들은 불법무기인 핵무기가 모두 고철 덩어리가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한국원폭피해자 문제에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