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4. 2. 27] 외교부의 "방위비 비준 지연시 韓근로자 무급휴가" 브리핑 관련 논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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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방위비 비준 지연시 韓근로자 무급휴가" 브리핑 관련 논평


국회의 비준동의 ‘지연’이 아니라 한미당국의 비준동의안 ‘늑장 제출’
6차 협정 때는 6월말에 비준동의했지만 급여 정상 지급돼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무급 휴가” 내세운 졸속 비준 요구는 국회에 대한 협박
국회는 국익 위해 ‘미국 퍼주기’ 굴욕 협상 엄정 심사해야


1.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측은 방위비분담 협정 미발효시 한국인 근로자에게 4월 1일부터 강제 무급휴가를 발동할 수밖에 없다고 우리 측에 여러 차례 설명해 왔다"며 "정부는 조속한 국회 비준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2. 정부는 2014년 2월 7일에야 9차 미군주둔비부담(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접수시켰다. 2월 임시국회 종료일은 2월 28일이다. 정부가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요구하는 것은 접수시점에서 고작 20여일 만에 모든 비준동의 절차를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20여일 밖에 안 되는 심의 일정을 두고 정부가 ‘지연’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비준동의안을 ‘늑장 제출’한 정부가 국회에 ‘묻지마 의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3. 국회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국회의 충분한 심의가 보장될 수 있도록 미군주둔비부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해왔다. 2014년 예산안 심의 때도 국회는 “정부는……향후에는 국회 예산안 승인 전에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상일정을 마련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의결을 했다. 한미당국이 협상을 늦게 마무리하는 바람에 국회는 법적 근거도 없이 2014년 미군주둔비부담금을 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헌법(54조 1항)이 규정한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을 유린한 정부는 이제 한 술 더 떠서 비준동의안도 졸속으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4. 비준동의안이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한미당국이 비준동의안을 늦게 제출했기 때문이지 국회가 이를 지연시키기 때문이 아니다. 정부가 비준동의안 처리 지연이 진정으로 걱정됐다면 협상 개시 시점을 앞당기면 될 일이었다. 따라서 처리 ‘지연’의 책임은 국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있는 것이다. 특히 한미당국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급여 문제를 내세워 국회에 비준동의를 협박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오만방자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우리는 정부가 상습적으로 비준동의안을 늑장 제출하는 것이 국회의 심도있는 심의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5. 사실 4차 협정(1999~2001년) 이래 2월에 비준동의안이 처리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6차 협정(2005~2006년) 때는 6월 29일에야 비준동의안이 처리되었다. 이때도 급여가 정상 지급되었다는 것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의 증언이다.

6. 정부는 군사건설 분야의 미집행금을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미집행금은 모두 용처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 군사건설비 11억여원이 아직도 남아있는 등 최장 십수년이나 자금을 쌓아놓고 쓰지 않으면서 용처가 정해져 있어서 변통이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7. 9차 협정은 한마디로 ‘미국 퍼주기’ 굴욕 협정이다. 정부의 당초 방침인 총액 삭감, 미군기지이전비용 전용 방지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이자소득까지 합치면 1조6천억원이나 남아있는 미군주둔비부담금 미집행 관련 자금에 대한 국고환수나 9차 협정 반영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8차 협정의 가장 큰 성과로 자랑하던 군사건설비 현금지원의 현물지원 전환(88%)이 수포로 돌아갔다. 협정기간을 5년으로 하여 또 다른 전용의 길을 터주기도 했다.

8. 따라서 이번 9차 협정은 결코 졸속 비준동의되어서는 안 된다. 국회는 한미당국의 적반하장식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고 국회 차원의 감사원 감사청구, 청문회 개최 등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하여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미군주둔비부담 협정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 국익을 지켜내야 한다.

2014. 2. 27.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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